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옥창열
늦봄에 피는 감꽃 꼬맹이들 주전부리
졸린 눈 비벼가며 떨어진 감꽃 주워
목걸이 팔찌 만들어 자랑하고 다녔지
초복을 지날 때쯤 떨어진 풋감 주워
따스한 소금물에 한 사흘 담가두면
단감이 울고 가더라 아삭하고 달콤한 맛
감나무에 붙어 울던 매미를 잡으려다
아차 떨어지면 고소공포증 생겨나서
높은 데 못 올라가는 후유증이 만만찮네
삼복염천 뒤로하고 가을이 익어가면
붉어진 감잎 하나 장독대에 떨어지고
청명한 쪽빛 하늘에 주홍 보석 주렁주렁
아이 꿈 어른 추억 한 데 얼려 흔들리다
첫서리 내리던 날 장대 끝에 붙잡혀서
곶감이 되기도 전에 아이들 간식 되네
손 귀한 시골에서 따지 못해 방치하면
호된 서리 맞은 감들 일시에 홍시 되고
한두 개 남긴 까치밥 겨우내 달려있다
생살 찢는 배움 끝에 된 사람 나오듯이
몇 년 키운 고욤나무 생가지 칼로 벌려
접목을 한 연후에야 비로소 감 열리네
얼마큼 속이 탔으면 숯덩이가 되었나
감 열린 나무에만 속에 검은 신이 있어
어버이 생각하면서 제사상에 감을 놓네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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